대상작의 심사평을 보면 다들 유쾌한 느낌의 소설이라는 평들을 하시는데 유쾌하게 읽었다란 말은 나는 솔직히 못하겠다...ㅋㅋㅋ
나도 주인공의 고딩여친이었던 선재처럼 그냥 식모도 아니고 '수상함'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들의 흥미로움에 잠깐 혹했다가 금방 다른 관심사를 찾아가는 그런류의 소잿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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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수상한 식모들』. '신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복종한 대가로 여성의 시조가 된 짐승이 곰이었다면, 뛰쳐나간 호랑이는 무엇이 되었을까'라는 기발한 발상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신에게의 복종을 거부하고 스스로 여자가 된 호랑이의 후손을 '호랑아낙'이라 부르고, 수상한 식모들이 바로 호랑아낙의 후손이라 말한다. 그녀들은 의도적으로 부르주아 가정에 잠입하여 그들의 위선을 까발리고, 가정을 해체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천기를 누설한 죄로 얼굴을 제외한 모든 신체부위가 돌이 되어버린 ‘마지막 수상한 식모’ 순애는 경호에게 수상한 식모들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예언자 염옥과, 바구니만 들고 나갔다 하면 무엇이라도 채워오는 점래, 시인 김수영에게 <식모>라는 시를 쓰게 한 식모 김수영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펼쳐 보인 수상한 식모들의 이야기가 경쾌한 화법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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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는 사람들의 입에 넣는 음식을 담는 그릇과 직접적으로 접촉한다. 게다가 겉으로 보기엔 하얗고 깨끗해 보여도 무시무시한 세균을 숨기고 있다. 실제로 식중독은 음식만이 아니라 비위생적인 행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다들 머리를 굴리며 상한 음식에만 원인이 있을 거라 여긴다.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웬만해선 보잘것없는 행주에 혐의를 두진 않는다. 한편으로 행주는 끓는 물에 넣고 삶기만 하면 다시 고운 자태를 지니고 천역덕스럽게 제자리로 돌아가는 변모를 보인다. 행주는 능수능란하게 자기 행적을 말소시킨다.
비만은 자본주의의 상징이다. 그러나 아무도 비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비만은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