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그녀 이름은

악마의유혹§ 2018. 10. 25. 22:52

이거 전자도서관에 업뎃되있는거 한참 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던건데 예약걸어놓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계속 못보고 있다가 결국 집앞무인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뭐 말이 '도서관'이지 무인도서자판기더만??ㅋㅋㅋㅋㅋ신기했음

근데 지역마다 다른진 몰라도 두권밖에 대출이 안 된다. 크흡...ㅠ

이번 책은 내용을 찾아보지 않아서 인터뷰를 참고로 한 픽션인지 그걸 엮은 실화인진 잘 모르겠는데 소설이라면 픽션이라는거겠죠??? 나중에 함 찾아봐야겠다. 일단 읽은 느낌으로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굵직굵직 있었던 현상들이 배경으로 딱 하니 들어가져 있는거 보면 주인공들 이름정도만 바꾼 실화소설인것 같긴 하던데...

하아 여튼 정말 밑에 있는 구문들이 내가 인상 깊게 봤던 구문들이긴 했는데 그밖에도 맘이 안 좋았던 에피소드가 부모님한테 손자손녀 맡기는 이야기다. 사실 현 한국여자들의 현실스토리면 어머님들 세대든 그 밑의 딸들이든 이 부분이 정말 빠질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진짜 현실 피부로 느끼고 있는 어린자녀 있는 부모들은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겠지... 정부에서 부모님(특히 맞벌이 부부들 손 덜가게 만든다며...) 부담을 덜기위해서 사립유치원을 그렇게 늘이고 세금지원도 엄청했는데...(2조원이라메...)근데 왜 손이 왜 더 가게 만들어서 염치없이 늙은 부모한테 손자손녀 맡기고 돈 벌러 가는 매정한 불효자를 만드는지...

그리고 조리사랑 국회청소원 에피소드도...아아아 걍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들이 다 주옥같다. 내내 동감의 쓴 웃음 지으면서 읽은 책.

청소원은 정말...특히 경비원이나 청소원 같이 용역단체 끼고 하는 이런 직업들 용역업체들 갑질이 장난 아니라서 부모님이 당하는 걸 봤던터라 이 에피소드 읽는 내내 그 때 부모님이 힘들어 하는거 보며 느꼈던 착찹한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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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

발색이 좋은 고급 브랜드의 립스틱으로 입술을 채우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시간과 열정을 대신할 기술과 제품의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P60

그제야 은순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다. 나는 정말 결혼이 하고 싶은가. 아니다. 그런데 왜 조급한가. 스물아홉이라서? 은순이 겪은 모든 일들은 일상의 한 부분일 뿐이고 스물 아홉이기 때문에 벌어진 불행은 아무것도 없다. 서른아홉에도 마흔아홉에도 쉰아홉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십삼 년 전 삼순은 말했다.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서른을 앞둔 은순에게는 여전히 두근거리는 일들이 많다. 매장에 나갈 때도 교육을 받을 때도 남자친구를 만날 때도 그렇다. 좋은 영화를 보고 예쁜 옷을 입고 상쾌한 향수를 뿌릴 때도 그렇다. 심장이 딱딱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촌스러운 이름, 버거운 일상, 불안한 미래, 하지만 계속 두근거릴 줄 아는 김은순으로 살고 싶다.


P118

학교 행정은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고 여전히 학부모들의 무료봉사를 필요로 한다. 회사는 업무량이 너무 많고 어린이 키우는 직원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남편은 당연히 육아는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사회는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을 '극성'이라고 매도한다. 그럼에도 엄마들은 직장을 다니건 다니지 않건 서로 도우며 자기 몫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혜는 달라져야 하는 것은 엄마들이 아니라 남편과 학교와 회사와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P173

매일매일 아홉시간씩 무사히 운전하는 사람. 그게 달인이지 별게 달인인가.


P232

취업의 관문으로 전락한 대학이 여전히 지성과 정의의 장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여성들의 성취가 평가절하 되는 관행을 더 이상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가 투쟁했던 그 날의 성취가 더 많이 언급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작은 승리의 경험이 더 큰 질문과 도전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새로운 문구를 적어넣었다. '나는 강하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더 강하다.'


P244

먼저 사회에 나와 일하고 돈 벌고 사람들과 부대껴본 인생 선배로서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의미는 단순한 학위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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