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굉장히 어려웠다.
마치 문학책에 있는 소설의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 문단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찾아내며 고뇌했던 나의 고등학교 문학시간을 생각나게 할 정도의 어려움이랄까;;;
아니 이런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좀 껄끄럽게 읽히게 되는 것도 한 몫 했다. 솔직히...
그래도 중도하차를 하지 않았던 것은 주인공 미조구치의 인생의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요 조연들의 역할이 흥미를 유도해 주었던 덕분이었다.
노벨문학상에 세 차례나 거론되었던 작가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필력에서 느껴지는 힘이나 유려함이 남다르긴 하다. 상을 왜 못 탔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탐미주의의 바이블로서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사랑을 받는다라는 책의 소개답게 이 소설은 '미'라는 가치를 대표적으로 금각사부터 시작해서 고양이, 주인공의 첫사랑, 선배의 칼 등등 여러가지의 도구를 통해 흠집내고 때론 음미하며 다양한 각도로 탐닉하고 탐구한다. 이 모든 탐닉과 탐구는 더듬는 말 때문에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려워 혼자 생각하는 것에 특화되 있는 미조구치이기에 가능한 뇌내 망상이자 상상의 나래의 결과물이다. 이런 기이할 정도의 '미'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주인공 덕분에 읽는 나는 가끔 난항을 겪긴 했지만 말이다.
다 읽고 나서 부록같은 것이 있길래 그것도 재미삼아 읽었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금각사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그 방화범을 실제로 인터뷰는 하지 못한 채 표면적인 몇가지 정보를 기초를 토대로 이 소설을 구상했다는 것이었다. 난 실제로 만난적도 없는 범인의 내면을 상상만으로 이토록 재미있게 풀어냈었다니...
그 필력 굉장히 탐난당...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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